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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한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 실태
1.1. 북한 여성의 인권
1.1.1. 실질적 측면에서의 여성차별
북한 여성의 실질적 측면에서의 여성차별은 다음과 같다.
북한은 법령으로는 '모든 형태의 여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적인 차별 금지로 인해 오히려 실제로는 역차별적 권리 침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직접적, 간접적으로 성에 근거한 관습적 구별과 배제로 실생활에서 여전히 여성의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
우선 여성들은 국가와 당을 위해 헌신하는 노동자로서 남녀평등원칙에 따라 여성의 신체적 특징이나 연령에 상관없이 남자와 동일한 노동현장에 배치됨으로써 건강은 도외시되고 모성 또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모의 부실한 건강과 영양실조로 인해 영유아 사망률 또한 높다. 2010~2015년의 북한의 영아 사망률은 인구 1,000명당 18.5명으로 우리 남한의 2.9명에 비교해 볼 때 6배나 높은 수치이다. 이렇게 여성의 건강과 모성의 결핍은 여성 자신의 부인과 질환 등을 야기시키기도 하며 아동의 건강과 권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북한의 여성들은 아이를 출산할 때도 의료기관이 아닌 가정에서 출산을 함으로써 산모와 아이의 생명을 위협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북한당국은 모든 도에 현대적인 의료시설을 갖춘 산원들이 있으며, 여성들을 위한 재생산 건강의료봉사체계도 원만히 확립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열악한 상황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통일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면접에 참여한 응답자 중 76.1%가 북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2017년 탈북한 사람들만 조사한 결과 여성의 지위가 불평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68.0%로 나타났다. 한 탈북주민은 "여성은 예술이나 통계 등 사회진출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증언했다.
즉, 북한은 형식상으로는 남녀평등을 보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성차별이 만연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법적·제도적으로 명시된 남녀평등 규정이 실제 삶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역차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1.1.2. 가부장적 질서에 인한 여성 지위
북한의 가족법에는 "가정생활에서 남편과 아내는 똑같은 권리를 가진다(제18조)"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북한의 가정생활은 남편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남편은 '세대주'라고 불리며, 자녀 문제를 비롯한 가정의 모든 일에 있어 절대적인 권위를 지닌다. 또 실제적으로 북한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또한 북한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가부장적 질서에서 형성된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의식도 그대로 남아 있다.
우선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남존여비 사상에 의한 성역할의 정형화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북한당국도 2002년 여성차별철폐협약 이행에 대한 최초보고서에서 "고정된 성역할 분담은 거의 제거되었으나 남성은 바깥주인, 여성은 안주인이라 불리거나 큰일은 남성의 일, 잡다한 업무는 여성의 일로 여기는 등의 관습적인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남성우월적인 인식 및 관습은 가정 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만연하고 있다. 2010년에 탈북한 50대 후반의 여성은 인터뷰에서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며, 여자는 가정적인 부분을 우선시해야 하기 때문에 여자보다 남자가 간부가 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는 북한의 기성세대들에게 2010년대까지도 남존여비 사상이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성의 경제 활동 비중이 커지면서 이러한 인식이 그나마 완화되고 있으며, 가정마다 지방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증언도 있다. 장마당 등 여성의 경제활동 영역이 다양해지면서 여성의 남성 종속이 완화되었다고 보여지는 점이다.
1.1.3. 가사노동과 사회노동의 이중부담
가사노동과 사회노동의 이중부담은 북한 여성이 겪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통일연구원의 면접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91.7%가 가사노동의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고 답하였다. 또 응답자의 77.6퍼센트는 여성이 가족을 부양할 경우에도 가사 노동의 책임이 '여성(아내)'에게 있다고 답했다. 이는 북한 여성들이 가사 노동과 사회 노동을 동시에 부담하는 이중부담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식량난 이후 가장의 역할이 축소되고 여성이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가부장적 의식을 바탕으로 한 성역할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 여성의 삶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당국이 남존여비사상을 "착취사회의 반동적 윤리도덕관"이며, "근절되어야 할 봉건유교사상의 잔재"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식은 여전히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1.1.4. 성적 착취 및 폭력, 인신매매
북한 여성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탈북하는 과정에서 타의적으로든 자의적으로든 인신매매의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이다. 북한은 국경을 출입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인신매매 조직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이후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된 북한 여성들은 본인들이 어디로 팔려 가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중국 남성에게 인계되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북한의 여성들은 가부장적 의식과 남존여비 사상이 남아있는 북한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일상화된 현상이며 여성들 스스로가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주로 노동당 입당이나 직장에서의 처우 개선을 미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인 여성들조차 성상납의 대가로 얻은 것이 있기에 모종의 합의로 생각하기도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또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폭력으로 인지했다하더라도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1990년대 이래 식량난을 겪으면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심화되었다고 한다. 특히 식량난을 피해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강제 송환된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제 송환된 여성들은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옷을 벗기고 특정부위를 수색하는 등 성적 고문과 성폭력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1.2. 북한 아동의 인권 실태
1.2.1. 과도한 정치사상교육
북한 아동의 인권 실태 중 '과도한 정치사상교육'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북한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아동의 성장 단계별 교육에는 관심이 없고 정치사상교육에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교육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최고지도자와 그의 가계를 우상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볼 수 있다. 북한 아동들의 교육과정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관련 과목이 차지하는 시간이 매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초급 중학교 1학년의 경우 김일성 관련 과목이 68시간, 김정일 관련 과목이 34시간, 김정은 관련 과목이 34시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고급 중학교 1학년에서는 김일성 관련 과목이 104시간, 김정일 관련 과목이 27시간, 김정은 관련 과목이 27시간이었다. 이처럼 정치적 사상교육이 북한 아동의 교육과정에서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과도한 정치사상교육은 아동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아동의 인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동기에 이루어지는 교육의 목적은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이지만, 북한의 경우 체제 유지를 위한 정치사상 교육에 치중하고 있어 아동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 아동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이러한 과도한 정치사상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1.2.2. 학생 노동 동원
북한 아동들은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소년단 활동을 통해 유일사상을 학습시키기 위한 조직적인 정치사상교육을 받고 있다. 어린이들의 성장에 필요한 놀이나 오락 활동 대신 체제 수호를 위한 집단체조나 획일화된 예술 공연 등에 동원되고 있다.
또한 북한 정부는 교육과정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최고지도자와 그의 가계를 우상화하는 것을 교육의 제1목표로 삼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이들에 관한 과목의 교육시간이 매우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학생들은 교육과정 외에도 방과 후나 수업시간에 수시로 각종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등 농번기에는 집단농장에 노력 동원, 모내기 일손 돕기(모내기 전투), 강냉이 따기 등에 동원되고, 건설 작업인 모래나르기, 자갈나르기 등의 작업에도 동원되었다고 한다. 다만 최근에는 김정은의 명령으로 학생들의 노력동원이 줄어들었다는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이처럼 북한 아동의 인권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동권리협약 제32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아동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