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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전자가위 기술
1.1. 1세대 유전자가위: 징크핑거 뉴클레이즈(ZFNs)
아프리카 발톱 개구리에서 손가락 모양으로 되어있으며 기다란 고리 모양으로 DNA에 단단히 결합하는 단백질이 처음 발견되었다. 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해본 결과, 고리의 중심에는 아연 이온이 안정되게 위치하고 있었다. 이 구조로 인해 징크핑거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DNA 결합단백질의 DNA 결합 영역이 가지는 입체구조로 밝혀졌으며, 효모부터 영장류와 같은 다양한 생물종에서 전사조절인자에 징크핑거가 존재한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징크핑거는 특정 DNA 염기서열과 결합하는 결합 특이성을 가지며, 아미노산 서열을 바꾸면 염기 결합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이용하여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는 징크핑거 뉴클레이즈를 사용하여 사람 면역 바이러스, 혈우병,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의 치료에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징크핑거 뉴클레이즈를 상용화하여 치료를 목적으로 유전자 조절과 변형을 연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1.2. 2세대 유전자가위: 탈렌(TALENs)
탈렌은 징크핑거와 마찬가지로 DNA와 결합하는 단백질이다. 탈렌은 세균에 존재하며 잔토 모나스에서 잘 알려져 있다. 징크핑거 뉴클레이즈처럼 손가락을 닮은 구조는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대상 DNA의 염기서열과 정확히 부합하여 DNA에 잘 결합한다는 장점이 있다. 징크핑거 뉴클레이즈는 설계가 어렵고 생산가격이 비싸며 제작 과정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탈렌은 탈렌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을 임의로 변경하면 결합 대상이 되는 염기서열도 바뀌므로 이 단백질을 맞춤식으로 변형할 수 있다. 또한 별도의 가공이나 확장 과정 없이 17개의 DNA 염기와 결합하여 DNA를 서열 특이적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C형 간염, 고 콜레스테롤혈증, 인슐린 민감성 등에 관한 질병 모델 세포주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단백질 분자가 너무 커서 다루기가 어렵고 세포에 삽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1.3. 3세대 유전자가위: 크리스퍼(CRISPR-Cas9)
크리스퍼(CRISPR-Cas9)는 세균에서 유래한 유전자 편집 기술로, 목표 유전자를 정확하게 절단하고 삽입, 제거, 변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발전이다. 크리스퍼 시스템은 가이드 RNA와 Cas9 효소로 구성되어 있다. 가이드 RNA는 목표 유전자 염기서열을 인식하여 Cas9 효소를 표적 DNA에 안내하고, Cas9 효소는 이중나선 DNA를 정확하게 절단한다. 세포 내에서 이 절단 부위가 복구되는 과정에서 원하는 유전적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기존 제한효소 기반 유전자 편집 기술보다 정확성과 편의성이 월등히 높다. 제한효소는 4~6개 염기를 인식하지만, 크리스퍼는 약 20개 이상의 긴 염기서열을 인식하여 표적 유전자를 선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프-타깃 효과, 즉 원하지 않는 유전자 절단이 크게 감소한다. 또한 단백질 기반이었던 제한효소와 달리 크리스퍼는 RNA 가이드를 사용하므로 설계와 제작이 훨씬 용이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질환 치료, 작물 개량, 실험 동물 모델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크리스퍼 기술은 유전자 치료 분야의 혁신을 가져왔다. 기존 유전자 치료법은 정상 유전자를 세포에 도입하는 방식이었지만, 크리스퍼를 이용하면 직접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겸상 적혈구 빈혈, 낭포성 섬유증, 헌팅턴 병 등 유전자 결함으로 인한 다양한 유전질환 치료가 가능해졌다. 또한 암 치료를 위한 면역요법 연구에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나아가 크리스퍼 기술은 GMO 작물 개발, 실험동물 모델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왔다. 크리스퍼로 작물의 병충해 저항성, 환경 스트레스 내성, 영양가 증진 등을 유전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험동물 분야에서도 기존 방식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유전자 변형 동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크리스퍼 기술에는 안전성과 윤리적 우려 사항도 존재한다. 오프-타깃 효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유전적 변화와 돌연변이 발생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