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생명과학의 이해
1.1. DNA와 RNA
1.1.1. DNA의 발견과 유전물질
DNA는 유전물질이라는 것은 20세기에 들어서야 밝혀졌다. 19세기까지는 염색체의 단백질 안에 유전정보가 들어 있을 것으로 믿었다. 영국의 세균학자 그리피스가 S형 폐렴균은 생쥐에 폐렴을 일으키고 R형 폐렴균은 감염성을 잃어버린다는 것을 밝혀냈다. 열을 가해 죽인 S형 폐렴균은 생쥐에 주입하였을 경우 감염성이 없었으나, 살아 있는 R형과 열을 가해 죽인 S형 폐렴균을 섞어서 쥐에 주입하였을 경우 폐렴에 감염된다는 것을 발견하여 죽인 S형의 어떤 물질, 즉 '형질전환 물질'이 R형을 S형으로 형질전환시켜서 생쥐가 폐렴에 감염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DNA가 유전정보의 매개체로 작용한다고 하는 실험은 1944년 미국의 에이버리 등에 의해 수행되었다. 에이버리 등은 이러한 그리피스의 실험을 기초로 하여 S형의 DNA가 비감염성 R형의 DNA에 전이되어 감염성 S형으로 형질전환이 된다는것을 확인하였다. 1950년에 허시와 체이스는 대장균에 감염하는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실험을 통하여 DNA가 유전물질임을 결정적으로 밝히게 되었다.
1.1.2. RNA의 구조와 기능
RNA는 ribonucleic acid의 약어로, D-리보오스를 당성분으로 하는 핵산이다. RNA의 염기성분은 대부분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우라실(U)의 4종이며, 이들 염기를 포함하는 뉴클레오티드가 포스포디에스테르결합으로 외가닥사슬모양 중합체를 형성한 폴리뉴클레오티드가 RNA이다.
RNA는 분자량이 30,000~2,000,000이고, 분자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다양하며 세균이나 동식물세포에서는 기능에 따라 리보솜을 구성하는 rRNA(분자량 30,000~2,000,000), mRNA(분자량 50,000~500,000), tRNA(분자량 25,000)로 구별된다. 이들은 모두 단백질생합성에 관여하고, 증식이 왕성한 세포는 RNA의 함량이 높다. 세포 내에는 일반적으로 rRNA가 주성분이고, tRNA가 그 다음이며, mRNA는 수% 이하에 불과하다. 모두 DNA를 주형으로 하여 합성되며 rRNA와 tRNA는 mRNA보다 수명이 길고 대사적으로 안정적이다.
RNA의 일부분이 특수한 염기순서에 따라서는 가수분해작용 등의 효소작용을 하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이 활성을 리보자임이라고 한다. 세포 내의 RNA가 전구체에서 이어맞추기 등에 의해 완성되는 단계 등에서 이 작용을 볼 수 있다.
RNA는 유전물질인 DNA와 달리 단일가닥이며, 염기구성에서도 일부 차이가 있다. DNA에는 티민(T) 염기가 있지만 RNA에는 우라실(U) 염기가 있다. 또한 DNA의 당성분은 디옥시리보오스인 반면 RNA는 리보오스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RNA는 DNA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며, 가수분해에 취약하다.
종합하면, RNA는 세포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핵산으로, DNA와는 구조와 성질이 다르지만 DNA의 정보를 전사하여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등 생명체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1.2. 프리온 단백질
프리온 단백질은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을 가진 단백질 입자라는 뜻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스탠리 프루시너(Stanley B. Prusiner)가 프리온이 광우병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등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고, 이 공로로 199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프리온은 이제까지 알려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곰팡이·기생충 등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질병 감염인자로, 보통의 바이러스보다 훨씬 작으며 사람을 포함해 동물에 감염되면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신경세포가 죽음으로써 해당되는 뇌기능을 잃게 된다.
보통 생물체는 세포의 핵산(DNA·RNA)에서 단백질을 합성, 자기 증식을 통해 번식해 나가며 각종 병원체도 이런 증식과정을 거쳐 병을 일으키는 데 비하여 프리온은 DNA나 RNA와 같은 핵산이 없이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프리온의 증식 과정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프루시너는 1982년 감염성이 있는 단백질에 '프리온'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것이 비정상적인 형태로 바뀌면 신경세포를 죽이는 형태의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당시 학계에서는 생명체의 감염이론에 배치되는 이론이라 하여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80년대 중반 영국에서 소의 광우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인간광우병(vCJD) 환자가 10여 명 발생하면서부터 프루시너의 이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프리온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질병은 양이나 염소에서 발병하는 스크래피병, 소해면상뇌증(광우병), 엘크나 사슴에서 발병하는 만성 소모성 질환 (CWD)외에도 고양이, 타조 등 다양한 동물에서 발견되며 사람에서는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과 그 변종들(의원성(iCJD), 변형(vCJD), 유전성(fCJD), 산발성(sCJD)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게르스트만-슈트로이슬러-샤인커병 (GSS),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 (FFI), 쿠루병(kuru) 등 다양하다.
프리온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뇌세포의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자체 구조를 고도로 안정적인 구조로 변형시키는 성질이 있어 이런 변형이 일어날 경우 뇌에 치명적인 분자를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변형된 프리온 단백질은 분해효소에 의하여 분해되지 않으며 자외선, 화학물질 등에 저항성이 강하다. 특히 열에 의한 저항성이 강하여 100℃ 이상의 고온에서도 그 특성을 잃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 DNA와 RNA의 차이
DNA와 RNA의 주요한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DNA는 2개의 폴리뉴클레오티드 사슬로 이루어진 이중나선 구조인 반면, RNA는 단일 가닥의 폴리뉴클레오티드로 이루어져 있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는 유전정보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게 해주지만, RNA는 단일 가닥으로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둘째, DNA의 당성분은 디옥시리보오스인 반면, RNA의 당성분은 리보오스이다. 디옥시리보오스는 리보오스보다 안정적이며, 산에 의한 가수분해에 보다 강하다. 따라서 DNA는 RNA보다 가수분해에 보다 강한 안정성을 가진다.
셋째, DNA의 염기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타이민(T)인 반면, RNA의 염기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우라실(U)이다. 타이민(T)은 DNA에만 존재하고, 우라실(U)은 RNA에만 존재한다. 타이민은 자외선 등의 외부 요인에 의해 손상되기 쉽지만, DNA는 이중나선 구조로 인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넷째, DNA는 유전정보를 저장하고 복제하는 유전물질의 역할을 하지만, RNA는 유전정보를 전사하여 단백질 합성에 관여한다. 세포의 핵 내부에 존재하는 DNA는 유전정보를 저장하고 있으며, 이 정보는 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