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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그녀(her)" 비평
1.1. 영화 정보 및 줄거리
영화 "그녀(her)"는 2013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스파이크 존즈가 각본과 감독을 맡았으며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애덤스, 루니 마라, 올리비아 와일드,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하였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 테오도르는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진실된 감정을 담은 편지를 쓰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이혼의 상처로 매일 밤 잠 못 들며 괴로워한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채팅앱을 사용해보기도 하지만 공허함을 채울 수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일정을 관리한다는 OS1이라는 인공지능 체계를 구입하게 되는데, 이 인공지능,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생각을 뛰어넘은 더욱 인간 같은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테오도르가 잠 못 드는 밤마다 그녀와 대화하면서 이혼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느끼며, 그녀에게 깊은 사랑의 감정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사랑이 깊어질수록 이번에는 사만다 쪽에서 자신이 실체가 없는 OS라는 사실을 깨닫고 슬퍼하게 된다.
1.2. 영화에 대한 비평
이 영화는 인공지능과의 사랑이라는 매우 독특한 소재를 담고 있다. 이전에도 사람이 아닌 로봇, 운영체제 등과 인간적 교류와 사랑을 담은 영화들은 존재했다. 하지만 그 영화들은 모두 어떤 형태로든 실체를 보여주었다. 모니터 화면으로 구현된 인물의 모습이나, 로봇, 인형 등 실감할 수 있는 존재가 있었다. 하지만 사만다는 오직 목소리로만 구현된다. 영화 중간에 사만다가 형체를 가진 존재이고 싶어하여 이사벨라를 섭외하지만 테오도르는 실체를 갖고 있더라도 사만다가 아닌 여성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하여 결국 돌려보낸다.
인공지능이 점점 발전하는 현대 사회에서 AI 채팅이나, AI 그림툴이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개인 일정을 관리하는 AI 보이스는 지금도 존재하지만 사만다는 그것을 뛰어 넘어 인간과 사랑을 나누는 AI이다. AI와의 사랑이라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실체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사랑에도 다양한 형태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상미도 무척 아름다워서 사랑에 빠진 남자가 보는 세상을 간접경험한 느낌이었다. 서로 사랑에 빠지는 것은 실체가 있느냐 보다 실체가 없더라도 진심이 닿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사랑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영화의 장점은 OS 운영체제의 인간상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담담하게 묘사한다는 점이다. 사랑은 상처를 치유하고 강인하게 만들면서, 상대와 더 가까워질수록 관계에 대한 고민, 존재에 대한 고민, 삶의 이상향과 같은 철학적 메시지를 꾸준하게 던져준다. 이런 고민은 어렵고 불편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계에서는 이런 메시지를 회피하기 마련인데, 사랑은 그 속성상 어떤 방식으로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한다. 결국 해결하지 못하고 헤어진다 하더라도 그 시간 동안 충실히 삶에 대해 고민을 했다는 점에서 인간은 성장하게 된다. 테오도르의 시점에서는 인간의 성장에 대해 말할 수 있다.
하지만 OS인 사만다의 초인간적 발달은 걱정되는 점이 더 많다. 사만다가 수많은 사람들과 교감하고 사랑을 나누면서 초인공지능으로 진화하는데 이러한 부분은 현재 기술력으로 현실화되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인간관계를 조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