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뇌경색(cerebral infarction)
1.1. 개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란 뇌의 혈관이 막히고 그 앞의 뇌조직이 괴사하게 되는 질환이다. 목 부분에 있는 경동맥, 척추-기저동맥부터 우리 뇌 안에 있는 아주 작은 지름의 동맥까지 어떤 혈관이든 막힐 수 있다. 혈관이 지배하던 부위의 뇌가 괴사하여 지속적인 증상이 남는다. 막힌 기전에 따라 혈전성과 색전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혈전성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에 발생한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져서 막히는 경우를 말한다. 발병속도, 병소의 크기, 측부순환 유무 등에 따라 중증도가 달라진다. 첫 24시간 이내에는 대부분 의식 저하가 일어나지 않으며 뇌경색이나 뇌부종의 정도에 따라 72시간 내에 증상이 진행된다.
색전성 뇌졸중은 심장 또는 큰 동맥의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게 되는 뇌경색을 말한다. 심방세동, 심근경색, 감염성 심내막염, 류마티스성 심장병, 인공판막, 심방중격 결손 등과 같은 심장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대부분 의식이 있고 두통을 호소한다. 혈액공급을 받지 못하는 뇌조직의 범위에 따라 신경 장애가 다르게 나타난다.
1.2. 병태생리
뇌의 혈류는 윌리스 환을 통해 순환이 유지된다. 그러나 혈관의 폐색으로 인한 뇌혈류의 감소로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 신경세포는 혐기성 호흡을 하게 되고 젖산과 같은 대사산물이 쌓이면서 pH가 낮아져 뇌세포 기능이 저하된다. 혈액 공급이 저하된 부위의 세포는 칼슘의 양이 증가하고 글루탐산염을 유리하면서 세포막이 파괴된다. 칼슘과 글루탐산염은 혈관을 더욱 수축시키고 자유기를 생성하게 된다. 단백 생성이 감소하며 결국 세포가 손상되고 사멸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허혈경계영역이 확대되며, 뇌조직과 혈관의 구조적 통합성 상실로 뇌혈관 장벽(BBB)이 손상되어 손상 부위에 뇌부종이 발생한다. 뇌부종은 이차적 뇌손상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허혈성 경색은 모든 조직에서 발생하는데 뇌조직은 산소결핍에 취약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1.3. 증상
1.3.1. 조기 증상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에서 조기 증상은 본인이 잘 인식하지 못해도 예고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경고 증상이라고 하며, 일시적 반신부전, 언어장애, 편측 감각마비 등이 그 예이다.
일시적 반신부전은 팔다리의 힘이 약해지거나 감각이 저하되는 증상으로, 뇌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었다가 다시 회복되는 경우에 나타난다. 한두 시간 내로 자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언어장애는 발음이나 말하는 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주로 우세뇌반구인 좌반구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언어 중추가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말하기 어려워지거나 말을 하더라도 내용이 어눌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편측 감각마비는 주로 신체의 한쪽이 저린 듯한 감각이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체성감각을 담당하는 체감각 중추가 손상되어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은 대개 수분 내지 수시간 지속되다가 저절로 회복된다.
이와 같은 일시적인 신경학적 증상들은 뇌경색의 전조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뇌혈관이 막히는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다른 혈관이 보완적 순환을 가능하게 해주어 국소적인 뇌조직 손상이 일시적으로 회복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3.2. 운동기능장애
뇌경색 환자의 운동기능장애는 대뇌피질의 운동영역이나 추체로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우측 뇌경색의 경우 신체 좌측의 운동기능장애를, 좌측 뇌경색의 경우 신체 우측의 운동장애를 일으킨다.
뇌간이나 소뇌가 영향을 받으면 편측부전마비, 사지부전마비(acroparesthesia), 운동실조증(ataxia)이 나타난다. 수의근 조절이 손상되면 굴근과 신근의 불균형으로 심한 불구가 초래되기도 한다. 내전근이 외전근보다 강하여 손상 받은 발은 내전 또는 내회전되고 팔꿈치, 손목, 손가락이 굴곡되고 고관절은 외회전되며 무릎굴곡, 발목의 굴곡 및 외번이 나타난다.
중대뇌동맥을 침범한 경우 하지보다 상지의 쇠약이 더 심하게 나타나고 손상 받은 어깨는 내회전되고 둔부는 외회전되며 침범 받은 발은 내번된다. 손상 받은 부분을 움직일 수 있으나 자신의 의도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실행증(apraxia)이 나타난다. 실행증이 있을 때는 정확한 지시를 뇌에서 사지로 전달하지 못하여 원하는 행동이나 움직임을 하지 못한다.""
1.3.3. 의사소통장애
뇌경색으로 인한 의사소통장애는 실어증으로 나타나며, 언어기능의 처리과정에 장애가 생겨 언어의 이해와 합성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오른손잡이의 거의 대부분과 왼손잡이의 50~60%는 언어능력을 좌측 대뇌반구가 담당하는데, 이러한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에 병변이 발생하면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게 된다. 실어증의 유형은 50여 가지가 있는데, 감각성 실어증과 운동성 실어증이 대표적이다.
감각성 실어증인 베르니케 실어증은 언어 이해 능력의 장애로 구음이나 문법은 정확하지만 내용이 부적절하여 의사소통을 하기 어렵다. 운동성 실어증인 브로카 실어증은 다른 사람의 말은 이해하지만 언어구사능력의 장애로 적절한 소리와 음절을 만들지 못해 유창하게 말을 하지 못한다. 완전 감각성 실어증이나 운동성 실어증은 드물며 대부분 혼합되어 나타난다. 또한 전체성실어증은 감각 및 운동성 실어증 모두가 나타나며 광범위한 뇌손상으로 발생한다.
이와 함께 구음장애는 뇌신경장애로 인한 입술, 혀 및 후두 근육의 쇠약 또는 마비로 인해 초래되므로 실어증과는 다르다. 구음장애는 발음장애가 있어 말이 느리고 어눌할 뿐 언어 구사에는 장애가 없고 읽고 쓸 수 있다. 구음장애는 연하나 저작기능 장애가 함께 나타나며 입의 마비가 있는 환자에게서도 볼 수 있다. 어떤 환자는 실어증과 구음장애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뇌경색으로 인한 의사소통장애는 다양한 유형의 실어증과 구음장애로 나타나며, 원활한 대화와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이러한 특징을 고려한 중재가 필요하다.
1.3.4. 감각 지각의 변화
뇌경색 환자는 감각 지각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좌측 뇌경색의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우측 뇌경색의 경우 감각 지각 장애가 보다 심하다.
두정엽의 손상은 자신과 병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기 어렵다. 환자는 자신의 질병이나 신체의 일부분을 부정하기도 한다. 시각, 청각, 촉각 또는 기타 감각 정보의 해석 장애가 나타나는 실인증(agnosia)이 발생한다. 실인증일 경우 감각은 있으나 물체를 인식하지 못한다. 특히 우측 대뇌반구의 뇌졸중 일 때는 편측 무시 증상이 있는지 평가한다. 편측 무시는 자신의 신체 반쪽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시력이 정상일지라도 특정 부분을 인지하거나 보지 못한다. 즉 환자는 왼쪽으로 기울어져도 똑바로 앉았다고 믿고 씻을 때도 환측만 씻는다. 이러한 증상은 동측성 반맹증이 있는 경우 더 심하게 나타난다. 두정엽과 측두엽의 손상은 시식에 영향을 주어 같은 쪽의 시야가 보이지 않는 동측성 반맹증(homonymous hemianopsia)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로 걸음과 자세 또는 운동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명령에 따라 학습된 운동을 수행하지 못하는 목적성 있는 운동 수행이 어려운 실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1.3.5. 정서장애
뇌경색 환자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우며 정서반응이 과장되거나 예측 불가능하다. 뇌경색 후 환자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우울은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신체상 변화는 기능상실과 함께 더욱 정서적 불안정을 악화시킨다. 뇌경색 환자는 즐겁게 지내다가 갑자기 화를 내거나 울기도한다. 이러한 정서적 변화와 함께 사회적 위축, 부적절한 성행위, 퇴행성 행동 변화 등이 나타난다.
이는 뇌졸중으로 인한 뇌손상이 정서중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뇌혈관 사고로 인한 신경학적 결손과 기능장애로 인해 환자의 자아개념과 자존감이 저하되어 정서적 불안정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재활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좌절감도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뇌경색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찰과 함께 정서적 지지와 재활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정기적인 심리상담과 약물치료 등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우울 및 불안 등의 정서장애를 완화시키고, 사회적응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1.3.6. 인지기능장애
뇌경색 환자는 기억력이나 판단력에 문제가 생긴다. 좌뇌 손상일 경우 언어와 관련된 기억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대개 판단을 내리는데 신중하지 못하다. 우뇌 손상일 경우 매우 충동적이고 성급하게 행동한다. 환자는 물체의 위치를 찾지 못하고 사물의 크기나 거리를 추정하기 어려워진다. 기억력 장애, 공간 인지 장애, 방향감 상실 등으로 새로운 장소에서 안내를 잘 따르지 못하고 길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이다.
1.3.7. 배설장애
뇌경색 환자의 배설장애는 운동 기능 소실과 자세를 취하는 기능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뇌의 한쪽 반구에만 영향을 미쳤을 때는 방광기능에 대한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부동, 복부 근육의 쇠약, 탈수, 배변 반사의 감소, 배변 욕구 표현 장애 등으로 변비가 자주 발생한다.
운동 기능 장애로 인해 화장실 및 변기 사용의 어려움, 방광 이완, 괄약근 조절력의 감소나 상실로 인해 대소변 조절이 어렵게 된다. 이로 인해 기저귀 착용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복부 근육의 쇠약, 탈수, 배변 반사의 감소 등으로 변비가 자주 발생한다. 장의 운동성 조절에 문제가 없어도 부동, 배변 욕구 표현 장애 등으로 변비가 흔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뇌경색 환자의 배설장애 관리를 위해서는 배뇨와 배변 기능 평가, 정기적인 배설관리, 수분 및 섬유질 섭취 증진, 배변 반사 자극, 복부 근육 운동 등의 간호중재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1.4. 진단
1.4.1. 컴퓨터 단층촬영술(CT)
컴퓨터 단층촬영술(CT)은 뇌경색 치료를 위해 혈전용해제를 사용하는 경우에 흔히 사용된다. CT-혈관조영술을 통해 큰 혈관의 병변 유무를 알 수 있다. 뇌경색의 경우 발병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허혈성 병변을 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CT는 초기 뇌경색과 범위가 작은 뇌경색의 진단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CT는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뇌경색 환자의 빠른 진단과 치료에 활용된다.
1.4.2. 자기공명영상(MRI)
자기공명영상(MRI)은 CT와 함께 뇌경색 검사에 많이 사용되는 검사이다."MRI는 초기 뇌경색과 범위가 작은 뇌경색의 진단에 훨씬 유용하다."MRI는 심장박동기 같은 금속성 부착물을 가진 환자나 폐쇄공포증을 가진 환자, 통증이 심한 경우는 검사 자체를 시행할 수 없으며 CT보다 검사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하지만 MRI는 초기 뇌경색 및 미세 병변 진단에 CT보다 민감도가 높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따라서 MRI는 뇌경색 진단을 위한 중요한 검사 방법 중 하나이다.
1.4.3. 뇌혈관조영술
뇌혈관조영술은 경동맥의 협착, 폐색 유무를 진단할 수 있으며 대퇴동맥을 통한 접근법은 죽상경화증이 있는 경동맥혈관을 직접 천자하지 않으므로 죽종으로 인한 폐색을 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