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에 관한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난 주인공 그르누이가 향기로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기상천외한 이 소설은 1985년 발간되자마자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 소개되고 만 2년만에 200만 부가 팔려나간 이 소설의 매력은 냄새, 즉 '향수'라는 이색적인 소재에서 이끌어낸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위트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1700년대 향수문화 발달은 당시 파리의 악취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흔히 우리가 '향수'에 대해 가져온 환상적인 느낌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지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스물다섯 번에 걸친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 그르누이의 악마적인, 그러나 한편으로는 천진스럽기조차 한 짧은 일대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냄새에 대한 천재적인 감각을 타고났으나 정작 자신은 아무런 체취도 없는 한 사내와 시체로 발견된 스물다섯 명의 소녀들. 지상 최고의 향수를 위해서라면 스물다섯 차례의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 그르누이의 악마적인, 한편으로는 천진스럽기까지 한 일대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희대의 살인마인가? 그저 위험스러운 괴짜일 뿐인가? 과연 그르누이는 향기로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인가? 향수라는 이색적인 소재가 독자를 사로잡는, 무심하고 음울한 눈을 가진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 2003년 BBC 「빅리드」 조사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100편〉, 2007년 3~4월 종합 베스트셀러 1위, 2007년 영화 「향수」 한국 영화 관객 110만 돌파, 2007년 KBS 「TV 책을 말하다」 추천 도서, 2008년 서울대학교 대출 도서 순위 20위,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전 세계 2천만 부 판매
● 선정 이유: 금세기 독일어권 문학 최고 성공작이자 지난 2백년간의 독일 문학사를 관통하는 현대 독일 문학의 정수. 열린책들은 1991년 12월 『향수』를 필두로 쥐스킨트의 작품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향수』는 영화화되며 출간 15년 후 다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등장하는 기현상이 연출되기도 했다. 처음 출간된 이래 출판계는 커다란 변화를 겪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여 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향수』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잘 쓰이고 잘 다듬어진 텍스트의 강력한 힘을 증명하는 것인 동시에, 변화된 환경 속에서도 세계 문학 전집류의 고전이나 소위 빅타이틀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베스트셀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