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청을 전혀 하지 않고 지낸지가 언제 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랜시간 동안 T.V라는 매체를 외면하고 살아오다 보니 먼저 어떤 프로그램을 선정해야 할지부터 막막 했습니다.실제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모 제품의 CF를 보게 되었습니다. 하희라씨가 치킨을 사려고 하는건지 골목길을 달려가더군여.. 그때 제가 그랬습니다. "어~ 심은하도 많이 늙었네.."그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많이 맞았습니다. 이러한 제가 프로그램을 선정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듯 싶었습니다. 그래서 동생,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해본 결과 최근 야인시대라는 드라마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T.V 시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주말마다 시간을 내어 재방송과 SBS 홈페이지에서 VOD 서비스를 이용하여 시청하였습니다. 우리나라 3개 메이저급 방송사 중에 유일하게 SBS에서만 VOD 서비스를 유료로 운영하더군여..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무튼 야인시대를 선정하였고 이제부터 야인시대를 구박해 보겠습니다.SBS TV 『야인시대』 때문에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고 합니다. 시청률 50%를 넘겼으니 난리가 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시청률 50%를 넘겼던 『여인천하』와 달리 시청자의 상당수가 남자들이라는 점은 『여인천하』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간에는 '남자셋이 모이면 야인시대 얘기다'.라는 얘기가 있는데. 절대 풍문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들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체감 인기는 『여인천하』를 능가하고 있습니다. 시청률 50%라는 것은, 월·화요일 밤10시면 TV를 켠 가정의 절반 이상이『야인시대』를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이렇게 인기를 얻게되자『야인시대』를 둘러싸고 여러 화제 거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두한의 계보가 다시 정비(?)되고, 김두한의 가족사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또한 초등학생들조차 김두한의 결투 장면을 따라 하는 등 문제점까지 제기되고 있다.제작진은 이 같은 상황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난감해 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제작하는 SBS프로덕션 이현석 제작본부장은 "는 드라마이지, 다큐멘터리가아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고 항변했다. 이환경 작가는 각계의 압력에 대해 '무시하자'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2000년 시청률 60%를 넘겼던 『허준』의 최완규 작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드라마가 시작할 때는 '드라마일 뿐인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시청률이 50%를 넘기고 전 국민의 관심을 끌자 드라마가 단지 드라마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야인시대』의 제작팀이 언제까지 '무시하자'라는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상당히 궁금해집니다.『야인시대』의 홈페이지에 들러보았더니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와 제작방향을 공지해 놓았다.기획의도는 "우리 근대사에 있어 김두한이라는 이름은 너무도 잘 알려진 야인의 대명사다. 혹자는 그를 협객이라고 하고 또다른 이들은 건달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이 나라 역사가 낳은 비운의 인물이며 희생자다. 드라마 [야인시대]는 단순히 김두한의 주먹 신화만을 줄기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김두한의 삶은 항상 당대의 모순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된 지점에 놓여 있었다. 그는 독립군 총사령관인 김좌진의 아들로서 일제시대를 살았고, 좌 우익의 극한 대립의 한복판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독재 대 민주의 치열한 정치투쟁의 현장에 속해 있었다. 따라서 드라마는 김두한이라는 한 인간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으로 살아 숨쉬는 '인간 김두한'을 그려낼 것이며, 그가 살았던 시대의 진실을 또다른 각도에서 드러낼 것이다."제작방향은 1.선 굵은 남성드라마를 지향한다. 2.감동적인 휴먼드라마를 추구한다. 3.폭력성을 경계하며 당당한 주먹세계를 그린다. 4.화제성을 극대화하며 기존의 딱딱한 정치시대물을 지양한다. 5.일상생활 속에 드러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민족 의식을 부각시킨다. 6.뚜렷하고 집중적인 드라마를 추구한다. 7.멜로성을 병행한다. 8.시대상의 구체적인 형상화. 9.코믹한 요소를 충분히 살린다. 기획의도와 제작방향만을 읽고나면 뭐라고 딴지를 걸 수가 없을 것 같다.하지만 『야인시대』를 한편 한편 감상해보니 슬슬 나의 레포트의 분량을 늘려줄 얘기꺼리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야인시대』의 주인공 김두한은 조직폭력배 입니다. 그렇다보니 싸움을 아니 할 수 없었겠죠. 문제는 거의 매회 반복되는 화끈한 격투 장면이 나오는데, 주먹 다짐과 발차기는 기본이고 칼부림까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항아리와 칼로 사람을 내려치는 장면, 주먹에 맞아 입에서 피가 터져 나오는 장면, 몽둥이와 쇠파이프를 들고 집단으로 싸우는 장면 등이 방송되엇습니다. 잔인한 장면이 시청자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과 청소년에게 보여지는 미화된 폭력의 모습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언어폭력의 수위가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데요. "쓰벌", "네가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같은 언어의 폭력성이 간과하고 넘어갈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언어생활을 지배한다고도 할 수 있는 방송매체에서 이런 말이 쓰여진다면 어떤 말들이 우리의 언어를 지배하겠습니까.실제로 요즘 중고등학교에서는 "니가 3반의 00이냐!" "3반에선 손님 대접을 이렇게 하나!" 등의 드라마 극중 대사를 대부분의 학생들이 평상시에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야인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조직폭력배를 미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조선 주먹들의 폭력은 종로를 차지하려는 일본 야쿠자에 맞서기위한 것이므로 정당하다'. 여기에 조폭을 '상명하복과 의리를 중시하는 남자들의 모임'으로, 건달들을 '상인들을 싸움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정당한 세금을 걷는 무리'로 묘사해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