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기어린이는 말을 어떻게 배우는가? 어린이가 말을 배우는 일은 참으로 신기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때 얼마나 힘들여 배워야 하였는지, 그러고도 그 외국어를 제대로 못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린이가 모국어를 불과 몇 년 내에 거의 완전히 터득하게 되는 과정은 신기하기 그지없다.어린이가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우리는 '학습'이라 하지 않고 '획득'이라 하는데 이 보고서에서는 어린이의 언어 획득 과정을 살피고 인지와는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보고자' 나름대로의 생각을 기존 여러 설과 비교하여 나타내고자 한다.Ⅱ. Chomsky의 변형 생성 이론과 선천성 이론에 대해…Chomsky는 syntactic Structure라는 책에서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는 어느 언어든지 보편적인 구조 규칙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보편적 구조 규칙은 자기 생각을 언어로 표현할 때 심층구조를 만들어 내며 이 심층구조는 외부로 나타나는 언어의 표현 방식으로 변형되어 표면구조로 드러나는데 우리가 사용하고 듣는 언어는 이러한 변형을 거치고 난 표면구조의 말이며, 표면구조로 변형되기 이전에 심층구조가 이루어지는 규칙은 어떤 언어에서건 다르지 않다고 하였다. 더 나아가서 Chomsky는 이러한 보편적인 언어 규칙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며, 경험으로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Chomsky는 인간 언어의 보편성(universality)과 선천성(innateness)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언어 획득 장치라는 개념으로 요약하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생물학적인 기초를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언어 능력이 있어서 어떤 언어를 배우게 되든지 간에 이 언어 획득 장치의 도움으로 자신의 모국어를 획득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인간이라면 인종이나 지능 등의 개인차에 관계없이 자신의 모국어를 획득하여 사용하는 일에는 그리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것이다.하지만 Chomsky의 자기 자신의 언어 능력을 통하여 언어의 통사적 구조를 자발적으로 파악하게 되는 것이며 이 언어 능력은 창조적인 언어사용을 가능하게 한다는 이러한 주장은 인간의 외면적인 행동만이 아니라 내면적인 인지 구조에 대하여 연구할 필요성을 보여주었지만 너무 통사론적인 구조에만 치중하여 언어의 또 다른 측면들, 다시 말해 통사적으로는 완전한 문장이면서도 문장이라고 할 수 없는 애매한 문장들에 대한 인간의 이해에 대해서는 설명해 줄 수가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예를 들어 "젊은 의사가 병원으로 찾아 온 환자를 진찰하였다."라는 문장이 있다고 가정하자. 우리는 문장의 앞머리에서 '의사'라는 단어가 나오면 ,곧장 다음에 진찰, 환자, 병원, 또는 간호사 같은 단어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즉, 의사에 대한 우리의 의미론적 지식에 기초하여 다음에 나올 단어를 기대하면서 문장을 처리하기 때문에 문장의 처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이러한 의미론적인 기대에 맞지 않는 문장들의 이해는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어떠한 연구 논문에 보면 "고양이가 생쥐를 쫓는다.", "생쥐가 고양이에게 쫓긴다.", "생쥐가 고양이를 쫓는다.", "고양이가 생쥐에게 쫓긴다." 이상의 서로 다른 네 문장은 만 2∼3세의 아이들에게는 모두 같은 뜻으로 해석된다고 한다. 이로 보아 어린아이들은 통사구조를 분석하여 쫓는 행위를 하는 행위자와 쫓김을 당하는 대상을 확인해내는 것이 아니라, '생쥐', '고양이', '쫓다'라는 세 단어를 듣고 가능한 현실상에 있는 의미를 추려내는 것이다.이렇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미론적 지식이 문장의 개념 주도적 처리를 도와주고 있으며, 하나의 문장을 이해하는 과정은 문장의 어느 위치에서든 앞서 나온 단어에 의해 의미적인 제약을 받고 또 이러한 의미적 제약이 일상생활에서의 언어 이해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Chomsky의 선천성 가설은 실제 어린이가 언어를 획득해 나가는 기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이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라 하여,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버린 문제점이 있다. 이렇게 단순화해 버리고 나면, 실제적인 어린이말의 획득 과정에 대한 이해에 별 쓸모가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Ⅲ. Piaget의 인지 발달 선행론에 대하여…Piaget는 인지의 근원과 발생과정을 규명하고자 갓난아기서부터 지능이 발달해 가는 과정에서 아이가 보이는 여러 가지 행동들을 관찰하고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그는 아기들도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곧, 지능이라고 하는 것이 언어적 소통에 의하는 것만이 아니며 따라서 언어 발달이 사고(지능)에 뒤따르는 것이지 언어가 사고를 방향 지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다.Piaget는 어린아이들이 진정한 의미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는 것은 어린이가 자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7-8세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시기 이전에는 어린이의 사고가 자아 중심적이므로 소통을 위한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Piaget의 실험을 보면 6세 어린이의 말 중에서 44% 내지 47%가 본질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다. 이 비율은 더 어린 어린이들에게서는 더 크게 나타난다. 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이 시기에 나타나는 사회적인 말도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 주었다. 더구나 아이들에게는 표현해낸 생각 보다 표현하지 못한 생각의 내용이 더 많다. 자신의 생각을 모두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내용이 자기중심적, 즉 소통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Piagets의 언어 발달에 관한 인지 선행설은 언어가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력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것 같다. 언어 발달 현상을 어린이의 발달에서 연구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어린이의 사고 방식을 들여다보는 자료로만 취급하여 언어 발달 현상 자체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논리적, 경험적 근거에서인지 발달이 언어 발달에 필수적이며, 언어 발달은 인지 발달로 한정지어 진다는 생각은 언어 발달의 인지 발달에 미치는 공헌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치우친 견해가 아닐까?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인지의 발달과 언어와의 관계는?Ⅳ. 소통 의도를 중심으로 보는 화용론적 이론아이들이 단어라고 볼 수 있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나서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은 단일 단어시기로, 아이들은 한 번에 하나씩의 단어만 말을 한다. 이렇게 하나씩의 단어만 말하는 어린이의 말을 듣고 어른들은 그 단어의 의미만 가지고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완전한 문장처럼 그 의미를 해석한다. 예로 갓난아기가 "우-"라고 했을 때 엄마는 그 말을 "배고프다. 우유를 달라"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우유 병을 아이에게 주는 행동을 보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 어린이는 자신이 내는 소리를 어떻게 의사소통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되지 않을까?전부터 어린이들의 언어 이전 시기의 소통 방식에 관한 연구들에서는 아이들이 주위 사람들과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의사를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해 왔다. 예를 들어 언어 이전 시기의 어린이가 말소리의 억양을 이용하여 의사 소통을 하는 방식을 살펴보았으며, 억양 뿐 아니라 몸짓도 의사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됨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언어 이전의 소통 방식에 주의하여 어린이의 인지적인 능력과 의사 소통을 위한 언어의 사용이 서로 다른 뿌리를 갖는다고 하는 Vygotsky의 이론에 동감을 표시한다. 그의 주장은 언어의 뿌리는 인지 발달이 아니라 사회적인 소통에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