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의 삶을 통해 바라본 노동자들의 삶- 조영래의 『전태일 평전』을 읽고 -Ⅰ. 들어가며노동운동이란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안정시키고, 향상시키려는 운동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개항 이후 사회가 자본주의화가 되면서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형성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1910년 일본의 토지조사사업과 산미증산계획과 20년, 30년대에 일제의 대륙병참기지화 정책 속에서 근대적 의미의 노사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전에는 비조직적이던 노동운동이 2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조직적 노동운동이 시작되었다. 일체 치하시기에 진행되었던 노동운동은 이후에 민족독립을 위한 투쟁으로 발전해 가기도 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미군정당국은 일제가 금지하였던 노동운동과 관련된 부분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노동조합의 결성과 파업, 직장폐쇄 등의 쟁을 허용한 것이다. 그 이후 노동운동은 활발히 진행되었다. 이 시기에는 노동운동이 사상과 이념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당시 정부에서 제시하였던 반공과 노사협조를 이념을 하지 않을 경우 허용하지 않았다.4.19혁명 이후 노동운동은 고조되었으나, 5.16군사정변으로 인해 후퇴하게 되었다. 군사정부는 노동운동과 관련된 모든 행위를 금지하였고, 노동운동 관련 단체를 해체 시키는 등 압박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노동운동의 ‘노’자도 꺼내지 못할 정도로 노동운동과 관련된 일이라면 속된말로 빨갱이라고 몰아가기도 할 정도로 암흑시기라고 볼 수 있다. 전태일은 이러한 암흑시기에 노동자의 삶과 인권 개선, 복구를 위한 노동운동을 시도하였다. 몇 번의 절망과 좌절을 겪으며 이후 노동운동의 불꽃이 되었다.저자인 조영래는 인권 변호사로 대학생 시절에는 한일회담반대, 삼선개헌반대 등 학생운동을 주도하였으며, 후에 인권 변호사로써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돕곤 하였다. 전태일 분신사건 이후 전태일에 대한 책 집필에 온 힘을 쏟았다. 숨어서 지내는 상황에서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태일에 대해 널리 알리고자 하였으기와 수기의 내용을 인용하여 더 생생히 전달하고 있다.Ⅱ. 펼치며1. 『전태일 평전』이 책의 구조를 살펴보면, 전태일의 삶을 총 다섯 부분으로 나누었다.첫 번째 장은 전태일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다. 전태일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환경과 아버지의 폭력에 의한 상황을 탈피하고자 첫 번째는 혼자, 두 번째는 남동생과 함께 총 두 번의 가출을 하게 된다. 그는 두 번의 가출과 가출에 의해 수반되어 온 노동, 그리고 가족과의 이별을 겪게 된다. 이렇듯 일찍이 현실과 마주하게 된 어린 전태일의 모습을 담았다.두 번째 장은 평화시장의 노동자로써의 이야기다. 그는 16세부터 평화시장의 노동자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구두닦이, 담배꽁초 줍기, 신문배달 등의 노동이 아니라 어엿한 회사의 안정된 직장인으로써 살아간다는 것에 희망을 걸었다. 늘 힘들기만 했던 부모님에게 안정적인 삶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평화시장 속 현실을 마주하며 얻은 또 한 번에 충격과 이로 인한 그의 고민이 담겨있다.세 번째 장은 바보회의 이야기다. 평화시장의 노동자로 일을 하면서 시작된 그의 고민은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으게 되고, 바보회를 조직하게 된다. 이 때 아버지를 통해 ‘근로기준법’을 접하게 되고, 자신들을 바보라 칭하며 노동자들을 위한 뜻을 펼치고자 하였다. 이에 따른 과정과 어려움, 절망과 좌절의 이야기를 담았다.네 번째 장은 바보회 해체 이후 전태일의 이야기다. 현실과 맞부딪혀 또 한 번의 좌절을 겪은 전태일은 잠시 방황하고, 떠돌면서 자신의 사상을 정립해 갔다. 다시 재기하기 위한 마지막 발악이 될 수 있는 전태일의 이야기를 담았다.다섯 번째 장은 마지막 이야기다. 평화시장의 실체를 널리 알리기 위한 마지막 기회마져 좌절되었다. 이제 노동운동의 불꽃이 되어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았다.2. 평화시장의 실체“내 이상의 전부를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p.269)평화시장은 어린나이에 현실을 마주한 전태일에잡아갔다. 이루고자 했던 꿈도 평화시장에 의해 좌절 되었으며, 마지막까지 평화시장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자신을 내던졌다. 이렇듯 평화시장은 전태일의 전부이자 이상, 전태일이 실현하고자 하는 꿈 그 자체이다. 하지만 전태일의 삶과 같은 평화시장의 현실은 매우 처참했다. ‘평화’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평화시장. 평화시장 일대의 노동자는 ‘평화’라는 이름처럼 평온하고 화목하지 못했다. 전쟁이나, 분쟁, 일말의 갈등 하나 없이 평온하지 못했다.평화시장의 노동자들을 살펴보면, 재단사, 미싱사, 미싱 보조, 재단보조, 시다 등으로 나뉜다. 미싱사와 시다는 대부분 여자들이 많고, 재단사와 재단보조는 남자들이 많다. 평화시장에서 여공들이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그 중 시다는 대부분 중학교도 진학하지 못한 어린 여자아이들이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평화시장의 노동 현장이다.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안은 그렇지 않다. 탁한 공기와 어두운 조명, 거기에다가 빽빽이 들어서는 노동자들, 쉴 새 없이 나오는 먼지와 코를 찌르는 것 같은 원단 냄새. 이러한 상황에 환기장치 하나 되어 있지 않는 참혹한 작업 환경은 노동자들에게 많은 병을 가져다주었다.평화시장은 임금 지불에 대한 문제도 있다. 평화시장에서는 도급제의 방식으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있었다. 도급제란 “이미 정하여진 노동 단가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노동자들이 한 작업 양에 따라서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업주에게는 유리하지만, 노동자에게는 매우 불리한 제도이다. 노동자의 작업량이 많을수록 임금을 더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가 나쁠 경우에는 노동자들은 반실업 상태가 되어버린다. 거기에다가 업주들이 평화시장주식회사 동맹 기구를 통해 일종의 저임금 기업 연합을 형성하였다. 즉, 노동자 억압 전선을 만든 것이다. 평화시장의 모든 기업 업주들이 단합하여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기에 바빴다.꿈틀거리는 힘찬 근육과 퍼럴 끓는 젊음의 피와 모든 사상과 감정과 의지와 희망과 꿈’가 아니다.- 『전태일 평전』 p.144 -노동자들은 단지 업주들의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었고, 도구였으며, 돌아가는 기계의 부품에 불과했다. 업주의 멈추라는 명령이 있을 때 까지 끊임없이 돌아가야 했으며, 아파도 아픈 티를 내지 못하였다. 녹이라도 슬게 되면 가차 없이 버려지고, 새 부품이 끼워졌다. 그저 아무런 삶의 의미 없이 옆에 있는 부품과 함께 돌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기계의 일부분처럼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졌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돈’과 ‘부’라는 현실 앞에 ‘나’를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그 어느 누구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노동자의,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를 위한 행동은 그 당시 평화시장이라는 사회 안에서 반(反)사회적 행동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전태일이 실태 조사를 위해 처음 설문지를 돌렸을 때 업주들이 알게 되고, 그가 평화시장에서 위험하고 주의해야 하는 인물로 낙인찍힌 것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다.다 같은 인간인데 어찌하여 빈(貧)한 자는 부(富)한 자의 노예가 되어야 합니까. 가장 청순하고 때 묻지 않은 어린 소녀들이 때 묻고 부한 자의 거름이 되어야 합니까? 사회의 현실입니까? 빈부의 법칙입니까?-『전태일 평전』p.94 ‘전태일의 70년대 초 작품 초고에서’ -평화시장은 조직된 소수에게 분산된 다수가 지배당하고 있었다. 철저한 계급으로 나누어진 평화시장이라는 사회 속에서 노동자들은 기업과 업주의 노예가 되어갔다. ‘가난’이 가져다 준 노동자들의 노동은 그들의 삶과 정신을 망가트려갔다. 태어날 때부터 부유한 환경에서 태어나거나,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태어나거나, 이는 누구의 잘못일까? 사회의 잘못일까. 개인의 잘못일까. 신분제가 없어진 민주주의 사회에 나타난 암묵적 계급은 철저히 그들을 분리하였다. 그리고 사회적 계급이라는 현실 앞에 노동자들은 무너져 갔다.3. “아는 것이 힘이다.”전태일은 자신의 아버지가 노동이 ‘근로기준법’의 발견은 전태일의 운명을 좌우한 사건이었다. 근로기준법이란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한 법”을 말한다. 임금, 근로 시간, 휴일과 휴식, 신체적 약자에 대한 배려, 안전과 보건 등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가 근로기준법 안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전태일을 비롯한 평화시장 일대의 노동자들이 받아온 고통과 현실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 같았다. 근로기준법을 알게 된 전태일은 자기 스스로 ‘바보’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칭했다.‘안다.’라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 알아야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알아야만 우리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전태일은 끊임없이 근로기준법에 대해 공부하였다. 아무것도 모르던 ‘바보’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그는 바보들의 모임인 ‘바보회’를 조직하였다. 전태일은 바보들과 함께 노동자들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서 참혹한 평화시장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모임을 자주 가지고, 회원들을 위해 근로기준법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였으며,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전태일은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한 근로기준법을 알게 된 이후에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해 나갔다.4. 불꽃이 되어 평화시장을 알리다.바보회의 해체와 자신이 꿈꿔온 희망에게 겪은 배신감으로 인해 전태일은 잠시 방황을 시작했다. 방황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 그는 바보회의 기존 회원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모아 ‘삼동친목회’를 조직하였다. 그리고 신문을 통해 알리고, 시위를 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두 번의 시위를 실패하고, 또 한 번의 좌절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대로 끝나는 것만 같았다. 전태일은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화형식에서 자신마저 불태웠다. 밑바닥의 삶을 살아온 그가 다시 위로 올라가기 위해 자기 자신을 붙태운 것이다.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삶이란 어떤 의미인가. 그저 지긋지긋한 것다.
진심어린 사과의 의미- 임현의 「고두(叩頭)」를 읽고 -진심어린 사과의 의미- 임현의 「고두(叩頭)」를 읽고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읽었지만,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오랫동안 애를 먹었다. 누구인지 불분명한 ‘너’라는 사람에게 자신의 과거를 호소하고, 소문 때문에 피해를 봤을 때는 나에 대한 정당성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자기 자신을 변호했다. 결국 자신의 좋지 않은 행동을 들켰을 때는 거짓말과 진심인지 아닌지 모를 애매한 사과로 위기를 모면하는 주인공. 그런 그의 자신만의 확고한 태도와 신념은 독자를 교란시키기에 충분하다.고두란 상대방을 공경한다는 의미를 담아 머리를 땅에 조아리는 것을 말한다. 즉, 이 소설에선 사과를 뜻한다. 주인공은 윤리교사다. 하지만 철학적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 진정성도 형식이 존재하며, 그것만이 결정한다고 말한다. 정리하자면 사과도 마음이 아니라 사과하는 사람의 자세와 각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그는 군대에서 사고를 당해 유공자가 된 아버지의 행동을 부끄러워하고 증오한다.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승강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주변의 시선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아버지의 행동 하나만을 보고 자신의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결론을 내려버린다. 눈치 없는 행동을 하는 아버지를 단속하기 위한 사람이 등장했을 때 아버지는 국가유공자증을 내민다. 이러한 아버지의 행동을 보고 아버지 같은 사람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주인공. 그리고 인간의 본성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을 행한다는 결국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신념을 가지게 된다.주인공은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하고 변호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를 모르고 끝까지 본인의 행동을 부정한다. 절대 닮지 말아야겠다던 아버지와의 모습과 똑같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으니 말이다.처음에 읽었을 때는 현재에서 과거를 돌이켜 보는 것으로만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과 연주의 과거 이야기를 연주의 자식인지 아니면 지금의 아내와 그의 자식인지 아무도 모르는 ‘너’에게 하소연하듯이 말하고 있다. 누구도 해서도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을 자신의 태도에 잘못이 없음을 항상 강조하고 무서울 정도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 매우 무덤덤하며 자기 생각과 신념에 대해 엄청난 믿음을 가지고 뉘우침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으며 부끄러움과 반성을 외면하고 오해라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아 도망치기에 바빴다.
잊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고 -잊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고 -2014년 4월 16일, 일반 승객들을 비롯해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00여 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인천에서 제주도로 출발했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했다. 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부모들이 몰려들었다. 뒤이어 전원을 구조했다는 기사가 들려왔다. 하지만 오보였고, 100여 명만이 살아남고 나머지 사람들은 시신으로 발견되거나 실종자로 남았다. 학부모들은 진상규명을 위에 열심히 뛰었지만, 정작 정부는 그들을 외면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덮기에 바빴다.‘금요일엔 돌아오렴’은 세월호 유가족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떠난 학생들의 이야기부터 참사 때 일어난 일들과 유가족의 심정. 진상규명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일과 가족들 사이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일 등 유가족의 진솔한 이야기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내용이 책 속에 잘 담겨있다. 그렇게 커다란 배가 침몰할 줄 누가 상상이라도 했을까. 사고가 났음에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라는 방송만 한 선장과 선원들, 골든타임을 한참이나 지나서야 시작한 수색 작업, 정부의 무책임한 뒤처리. 이는 300여 명이 사망하나 대형 참사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단지 언론의 말만 믿고, 아이들을 위해 진상규명을 하러 뛰어다니는 유가족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참고, 무릎 꿇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가족. 직장도 그만둔 채 살아가는 가족. 유가족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애써 감정을 숨기지고 그렇다고 드러내지도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책을 읽는 내내 세월호에 관한 그 어떤 글보다도 마음이 아파졌다. 화가 나기도 하고, 내가 다 억울하기도 했다. 정부와 해경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학생들과 승객들은 무슨 죄가 있기에 이렇게 세상을 떠나야 했는지 선장은 왜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언론은 오보로 가족들의 가슴을 후벼 팠는지 머릿속에 드는 의문 하나하나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왜 그랬는지’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는 그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하나씩 찾아 나가야 한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가 남겨준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다.
독서 감상문여성에 대한 공감과 이해-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읽고-여성에 대한 공감과 이해-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읽고-여성혐오란 여성에 대한 혐오나 멸시, 반여성적인 편견을 말한다. 이는 남성 중심의 부계 사회로 오래전 자리 잡은 우리 사회에서 많이 쓰인 말이다. 이 책은 82년도에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지극히 평범한 김지영씨의 삶을 그린 이야기다.자신을 괴롭히는 남학생을 보고 ‘너를 좋아해서 그런거야.’라고 말하는 선생님. 여자인 자신에게 감히 남동생을 건드느냐는 할머니. 성추행을 당한 딸을 오히려 혼내는 아버지. 임신한 김지영씨를 보고 무시하거나 짜증내는 사람.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벤치에서 커피를 마시는 자신을 보고 맘충이라는 남자회사원. 가부장적이고, 남아선호 사상이 자리 잡힌 사회에서 살아온 김지영씨는 ‘나’를 포기하고 정대현이라는 남자의 아내로써, 정지영의 엄마로써, 사회라는 틀 안에 자기 자신을 억지로 맞추며 살아가야했다. 이렇게 자신을 잃어버리며 살아온 김지영씨는 결국 정신병까지 앓게 된다.김지영씨를 상담했던 의사는 김지영씨와 아내의 삶을 겹쳐보고 이해해주면서도, 임신으로 그만두는 여직원을 보고 다음부터는 미혼을 알아봐야겠다는 황당한 생각을 한다. 이 의사의 행동을 통해 이해는 하면서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이 사회를 대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무관심의 결과- 공지영의 『도가니』를 읽고 -인호는 아내와 자식을 서울에 두고, 무진 시에 청각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있는 자애 학원에 기간제 교사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연두, 유리, 민수를 알게 되고 이 아이들이 학교에 교장, 행정실장, 박 선생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후에 선배 유진과 함께 이들을 신고해 구속되지만, 가해자들은 가벼운 형벌만 받은 채 풀려나게 된다.인호가 자애 학원에서 근무하던 첫날, 반 아이들이 민수의 동생이 죽었다고 말했다. 인호는 아이들의 가벼운 다툼도 아니고, 한 학생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학교치고는 분위기가 이상했다. 심지어 다른 교사들도 태연했다.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행동했다. 인호는 아이들이 본인에게 말한 일을 다른 교사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박 선생은 청각장애인들은 가장 피해의식이 심한 농인이며, 아무도 믿지 못해 같은 언어를 쓰는 민족이고, 수화를 사용하는 이방인이라고 말한다. 완전히 자신과는 다른 사람으로 분류해버리는 것이었다. 심지어 거짓말도 그들의 풍습 중 하나라고 말한다. 마치 인호를 경멸하고, 함부로 입을 열지 말라고 협박하는 것 같았다.책을 읽는 내내 답답함을 떨치기 힘들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들을 돈과 과자로 입막음을 하며 오랜 시간동안 성폭행한 교장과 행정실장, 아이들을 완전히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박 선생. 피해자 아이가 직접 찾아와 진술을 해도 아이들을 병원에 보내거나 신고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있는 곳으로 돌려보낸 성폭력 센터. 증거자료가 있음에도 무관심한 시청과 교육청. 오히려 고발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며 원장과 행정실장을 위해 기도하는 교회 사람들. 이들의 비인간적인 행동은 자애 학원 아이들 지옥으로 밀어버리고 있었다.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도 조금이나마 기대했지만 허무했다. 피의자 측의 편을 들어주는 것처럼 행동하는 판사와 강하게 밀고 나갔지만, 자신을 향해오는 비난과 질타에 결국 수긍하고 도피해 버리는 인호의 모습이 비참해 보였다.‘도가니’는 광주의 인화학교라는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이 사건이 알려지고 가해 교사들이 구속되었으나,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풀려났다. 심지어 다시 학교로 복직하기에 이른다. 오히려 아리들을 도와준 교사들에게 징계도 내려진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성폭행을 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돌아와 교사 행세를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졌다.실제 사건이 배경인 만큼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교사들의 협박과 무관심 속에서 묵혀두어야 했던 고통과 괴로움이 어떨지 상상 하기도 싫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어야 할 교사라는 사람들이 그럴 수 있을까.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들이 많이 생기는 만큼 정말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 과연 나는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단지 기득권층의 돈과 권력 아래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 원망스럽고, 절망하게 된다. 이 책은 기득권층이 죄를 짓고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회, 오히려 아무 죄 없는 약한 소시민들이 죄인처럼 살아가는 사회를 대변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