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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묻지마 범죄
1.1. 묻지마 범죄의 유래
묻지마 범죄는 국내에서만 발생하는 독특한 형태의 범죄는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1900년대 묻지마 범죄와 같은 형태의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흔히 묻지마 범죄를 선진국형 범죄라고 인식하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묻지마 범죄와 같이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폭행과 같은 공격을 하는 사건은 1900년대 초부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묻지마 범죄의 범행 동기를 근거로 한 유사 범죄 형태로는 동일 장소에서 다수의 사람들을 살해하는 대량살인(mass murder)을 예로 들 수 있다.
무엇보다도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에서는 총기난사 형태의 범죄가 국내의 묻지마 범죄와 유사한 범죄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총기난사사건의 경우에도 불특정 다수를 향해 무차별적인공격을 가하고 범죄의 동기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1980년 초반부터 범죄의 동기가 불명확한 범죄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처음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다고 하여 '도리마 살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부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1982년에 발생한 우범곤 순경 총기 난사 사건을 최초의 묻지마 범죄 사건으로 들 수 있다. 이 사건은 당시경남 의령군에서 순경으로 근무 중이던 우범곤이 동거녀와 말다툼을 벌이다 예비군 무기고에서 총기와 수류탄 등을 탈취해 마을 주민 62명을 사망하게 하고 30여 명에게 총상을 입힌 최초의 묻지마 범죄라고 할 수 있다.
1.2. 묟지마 범죄의 정의
묟지마 범죄의 정의는 아직 학술적으로 합의된 명확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검찰청 자료와 선행연구를 종합해보면, 묟지마 범죄는 "특별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행해지는 범죄행위, 일반 범죄와는 달리 피해자와 가해자의 사회적 상관성이 없거나 약하고, 약물, 게임, 알코올 등의 중독에 의한 정신적 문제가 있거나 폭력성향이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묟지마 범죄는 사회에 대한 증오심으로 아무런 인과관계나 동기 없이 막연한 적개심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표출하는 범죄라고 정의할 수 있다.
1.3. 묟지마 범죄 사건의 특성
묟지마 범죄 사건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고선영(2012)은 경찰청 내부 보고서를 통해 2007년 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했던 묟지마 범죄 20건의 범행특성을 수거하였다. 그는 최소 공간 분석(Smallest Space Analysis, 이하 SSA; Lingoes, 1973)이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각 사건의 특성들 간 상관관계를 변환하여 특정 공간에서의 거리를 통해 상호관련성을 시각화하여 보여주었다. 변수 간 유사성을 극대화시키는 방식을 통하여 산출된 묟지마 범죄사건의 특성은 두 가지 유형으로 정리되었다. 비정신병적 이상동기 범죄자와 이상동기 범죄자로의 구분이 바로 그것인데, 그는 전자의 경우 비일관적 양육방식, 학대와 방임으로 인한 비사회화가 뚜렷한 특징인 반면 후자의 경우 조현병 등 기질적인 정신병적 성격이 특징이라고 보고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묟지마 범죄자들 중에도 하위유형이 존재하여, 정신병적 타입과 비사회화 된 부적응 타입으로 이분화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4. 국내 묟지마 범죄 발생 추이
대검찰청(2016)에 따르면, 국내에서 묻지마 범죄는 매년 약 50건씩 발생하며 2012년부터 발생 빈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2017)에서 조사한 2016년 범죄 통계에 따르면, 범죄의 동기가 '우발적'이거나 '현실불만' 또는 '미상'인 경우가 동기가 불분명한 묻지마 범죄의 특성과 관련성이 있으며,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관계를 살펴볼 때는 피해자가 '타인'이거나 '기타' 또는 '미상'인 경우 비면식 관계의 타인에게 무차별적인 피해를 가하는 묻지마 범죄와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국내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살인 사건의 경우 전체 살인사건의 36.2%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실 불만' 또는 동기가 '미상'인 경우는 244건으로 전체의 약 23.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해사건의 경우 전체의 약 65.7%가 '우발적', '현실 불만' 또는 동기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타인'이거나 '기타' 또는 '미상'인 비면식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총 45.3%로 약 절반의 가까운 살인 사건이 모르는 사람 간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폭행의 경우 79%, 상해사건의 경우 62.5%가 비면식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살인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피해자가 모르는 사람에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나 묻지마 범죄, 특히 묻지마 살인의 발생 빈도는 다소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1.5. 묟지마 범죄의 유형
묟지마 범죄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불만과 분노형이다. 이 유형은 자기처지에 대한 불만으로 범죄를 저질렀거나 특정한 사람에 대한 불만을 모르는 사람에게 표출하거나, 전반적인 사회에 대한 불만을 품고 불특정다수를 향해 폭력 등 공격 행위를 하는 경우이다. 특히, 사회에 대한 막연한 증오심, 그리고 실제 범행 대상이 된 피해자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는 유형이다.
둘째, 정신장애형이다. 정신장애, 음주, 약물 복용과 본드흡입 등으로 이성적인 상태가 아닌 환상, 망상, 환각 등의 상태에서 폭행 등 범죄를 저지른 경우이다. 특히,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망상이나 우울증 등의 정신 병력과 만성적인 사회적 상호작용 결핍이 범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셋째, 우발적 유형이다. 이 유형은 순간적으로 분노 혹은 스트레스가 폭발하여 불특정대상에 대해서 무차별 공격행위를 하는 유형이다. 오랜 기간 동안 쌓여 있던 스트레스나 분노가 어떤 자극에 의해 순간적으로 발산되어, 우발적인 공격을 하는 경우이다.
이처럼 묟지마 범죄는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되며, 각 유형별로 범행 동기와 특징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묟지마 범죄 유형에 대한 이해는 효과적인 범죄예방 및 대책 수립을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6. 묟지마 범죄 사례
첫째, 완전 무동기 묟지마 범죄 사례이다. 인천의 A는 2016년 3월 인천의 한 정류장에서 버스에 타자마자 운전기사를 우산으로 무차별 폭행을 하였는데, 술에 취해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폭행했다고 한다. A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였으며, 2016년 6월 인천지법은 A에게 특가법상 폭행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이 사건은 명정상태에 의한 인지적 와해로 인식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행한 진정한 무동기에 의한 묟지마 범죄로 추론된다"이다.
둘째, 개인적 분노전가형 사례이다. 2016년 6월 3일 수원시에서 김 모(30) 여성이 안 모(70)씨를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을 하였는데, 범인은 "세상 사는게 짜증난다"고 진술하였다. 김 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옷가게가 장사가 잘 안되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던 상태였다. 이 사건은 개인적 분노를 타인에게 전가하여 손상된 자아를 회복하려는 전형적인 개인적 분노전가형 범죄이다.
셋째, 사회적 분노전가형 사례이다. 1991년 대구 나이트클럽 방화사건이 이에 해당한다. 범인은 20대 영농후계자로 대구의 한 나이트클럽에 입장하려다 종업원에게 '돈이 없는 촌놈'이라며 입장을 거부당하자 격분하여 다른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자신을 농부라고 무시한다고 생각해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다가 나이트클럽 뒷문으로 가 방화하여 16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었다. 이는 개인적 분노와 사회적 분노가 결합된 묟지마 범죄로 사회적 분노가 더 크게 작용한 경우이다.
넷째, 혼합적 분노전가형 사례이다. 1991년 10월 18일 여의도 광장 질주사건이 이에 해당한다. 범인은 선천성 약시로 인해 신체적 약자였으며, 가는 직장마다 눈이 나쁘다고 냉대당하고 사장들이 자신을 이용만 한다고 여겼다. 이에 범인은 여의도 광장을 고의로 광란의 질주를 하여 어린이 2명을 사망시키고 21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 사건은 개인적 분노와 사회적 분노가 결합된 묟지마 범죄이지만 사회적 분노가 더 크게 작용한 사례이다"이다.
1.7. 묟지마 범죄의 대책
묻지마 범죄의 대책은 다음과 같다:
시민사회적 측면에서 적극적인 치료와 사회복귀가 필요하다. 관리 되지 않고 방치된 조현병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사회적응에 문제가 있는 가해자들이 치료와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범죄를 촉발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우리 사회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정신질환자들이 치료시작을 미루는 이유가 사회적 편견과 심리적 거부감이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묻지마 범죄 피해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나 노인, 아동 등 약자이므로,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법제도적으로는 행정입원제도와 보호수용제도의 도입을 검토해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