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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한국 사회에서 상급학교 입시제도는 단순히 학생 개인의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절차를 넘어, 사회적 지위와 미래의 성공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학생뿐만 아니라 가족, 지역사회, 국가 차원에서도 중대한 의미를 가지며, 교육의 목적과 형평성, 사회적 이동성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특히,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외고), 국제고와 같은 특목고의 입시제도는 교육 기회의 평등성과 교육의 질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러한 학교들은 우수한 교육 자원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만, 동시에 교육 불평등과 사교육 과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따라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존치 여부는 단순한 교육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교육 철학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2.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국제고의 존치 논란
2.1.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국제고의 정의
자율형사립고는 학생의 학교선택권과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하여 건학이념에 따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사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한 고등학교의 형태이다. 교육과정, 교원인사, 학사관리 등에 있어서 학교의 자율권을 확대시키고,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의 틀에서 많은 권한을 부여 받아, 건학 이념에 맞는 학교운영이 가능한 고교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특수목적고등학교에 해당하며, 특정 분야의 전문적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고등학교로 외국어, 국제 등의 분야에서 가공할 만한 재능을 지닌 학생을 선발하여 영재교육을 실시한다.
2.2. 자율형사립고 정책의 쟁점
2.2.1. 학생의 학교선택권
자율형사립고의 학생 선택권은 해당 학교 입학을 통해 강화된다고 볼 수 있다. 자율형사립고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입학 전형에 있어서도 자율성이 부여되어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과 가치관에 맞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 선택권의 확대는 동시에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자율형사립고의 높은 등록금으로 인해 저소득층 학생들의 진학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자율형사립고 입학생의 20% 이상을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도록 하는 등의 정책을 마련하여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제고하고자 하고 있다. 이처럼 자율형사립고의 학생 선택권 확대는 긍정적인 효과와 부작용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2.2.2. 교육기회의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
자율형사립고는 학생의 학교선택권 확대와 사립학교의 자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되었지만, 이로 인한 교육기회의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자율형사립고는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조달해야 하므로, 등록금 부담이 큰 학생들만이 입학할 수 있는 "귀족학교"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자율형사립고의 등록금은 일반고등학교의 3배가량으로, 이는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의 진학에 장벽이 되고 있다.
게다가 자율형사립고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서울·경기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 학생들의 진학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로 인해 자율형사립고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의 학생들이 주로 진학하게 되어,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다. 자율형사립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더 나은 교육 환경과 다양한 교육 자원을 누리게 되는 반면, 일반고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교육기회의 불평등은 결국 사회적 계층 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자율형사립고 출신 학생들이 주로 좋은 대학과 더 나은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서, 계층 간 교육 수준과 소득 수준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양극화로 이어져 교육을 통한 상향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자율형사립고 정책은 교육기회의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자율형사립고 입학 시 사회통합전형 비율을 높이고, 지역 인재 선발 의무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2.2.3. 입시중심의 교육과정
자율형사립고의 교육과정은 입시중심으로 편성되는 경향이 있다. 자율형사립고등학교는 교육과정 편성에 있어서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 중 50%만 충족하면 되므로 일반고에 비해 상당한 자율권을 보장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권이 다양한 교육과정보다는 입시중심의 교육과정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왔다. 많은 자율형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수학, 영어, 과학 등 주요교과목 증배 운영, 주요교과 중심의 특성화, 집중 이수제 운영 등을 통하여 입시에 유리한 과목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편성되고 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AP(Advanced Placement), UP(University-levelprogram)과정을 개설하거나,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운영하여, 입시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과정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고등학교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교과교실제 운영, 수준별 수업, 특기적성교육 등은 자율형 사립고만의 특색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이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2.2.4. 사교육에 더욱 의존
자율형사립고는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자율권을 확대받았지만, 실제로는 입시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으로 인해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다"."
자율형사립고는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확대하고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위해 도입되었지만, 일부에서는 교육과정이 입시 위주로 편성되면서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자율형사립고 도입 취지 중 하나로 사교육 증가를 억제하고자 하였으나, 실제로는 입시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과 심화과정 개설 등으로 인해 오히려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자율형사립고의 학생 선발과정에서의 자율화와 교육과정의 다양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