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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묘제례악의 개요
1.1. 종묘제례악의 정의와 구성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사 지낼 때 연행되는 음악, 노래, 무용 일체를 의미한다. 종묘는 조선왕조의 왕실 사당이며, 종묘제례악은 이곳에서 행해지는 제례의식에 수반되는 아악(雅樂) 중심의 음악이다. 종묘제례악은 세종 때 정비된 '정대업'과 '보태평' 등 24곡으로 구성되며, 등가(登歌)와 헌가(軒架)로 나뉘어 번갈아 연주된다. 등가는 비교적 음량이 작은 현악기와 노래 중심이고, 헌가는 관악기와 타악기 중심이다. 각 곡은 4음으로 이루어진 8구의 구조를 가지며, 규칙적이고 단순한 선율과 리듬이 특징이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왕조의 유교적 왕권 이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악 전통이다. 종묘와 종묘제례악은 조선 시대 문화와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2. 종묘제례악의 역사적 배경
고려시대부터 이미 연주되다가 조선왕조로 전승된 종묘제례악은 중국계 음악인 당악과 우리나라의 향악을 섞어서 연주되었다. 세종 때 아악정비가 이루어지자 한때 아악이 쓰이기도 했다. 세종 때 임우의 『석전악보』에 의거하여 정비된 종묘제례악의 등가악현과 헌가악현은 『세종실록』 권128에 전한다. 오늘날 전승되는 종묘제례악은 1463년 세조 때 새로 채택된 "정대업"과 "보태평"이다. 세종 당시 중국계 고취악과 향악을 참작해 창작된 본래의 "정대업"과 "보태평"은 문무백관이 모이는 회례연에서 연주되었으나, 세조 때 개작한 "정대업"과 "보태평"은 1464년 정월에 종묘제례악으로 사용되었다. 임진왜란 때 종묘가 불타버리고 1608년 선조 때 다시 중건될 때까지 종묘제례악은 잠시 중단되었고, 병자호란 이후 10년 동안 정악되었다가 1647년 인조 때부터 복설되었다. 임진왜란 이후 "보태평"의 11곡에 중광장이 첨가된 것이 종묘제례악의 변천 사항이다. 임진왜란 때 선조대왕이 이룩한 광국중흥의 위업을 기리기 위하여 1626년 인조 때 종묘의 선조실에 따로 악장을 지어 쓰기로 정하였고, 그 종묘악장이 중광장이다. 17세기 종묘악장에 대한 황정욱, 권우, 이정구, 송준길의 논의는 『악원고사』에 전한다. 중광장을 정명장 다음에 삽입시키기 위해 정명장을 용광장과 합하여 용광정명장이라고 명명하였다. 그 결과 보태평은 "희문", "기명", "귀인", "형가", "집녕", "융화", "현미", "용광정명", "중광", "대유", "역성", 이상 11곡으로 구성되었다. 새롭게 구성된 "보태평" 11곡과 "정대업" 11곡의 악보는 『대악후보』와 『속악원보』에 전한다. 세종 때 "정대업"과 "보태평"의 시가는 불규칙했지만, 조선후기 종묘제례악의 시가는 아악식 등시가로 변천되었다. 따라서 조선후기 종묘제례악의 특징은 첫째로 중광장이 "보태평"에 삽입된 점이고, 둘째로 불규칙한 음가가 아악식의 규칙적인 등시가로 변천된 사실로 요약된다.
1.3. 종묘제례악의 음악적 특징
종묘제례악의 음악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종묘제례악은 중국계 아악(雅樂)에 속하는 악곡이므로 음계는 7음음계로 구성되며, 주음(宮)으로 시작하여 주음으로 끝난다. 형식은 4음이 1구(句)를 이루고, 8구가 모여 한 곡을 이루는데, 1구의 끝마다 북을 두 번 치기 때문에 구절 떼는 법이 비교적 쉽다. 선율에는 장식음이 없고, 리듬은 규칙적으로 각 음의 길이가 일정하며, 단순음 하나 하나를 길게 뻗다가 그 끝을 올려 끊는 독특한 음악이다. 이 음악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를 악장이라고 하는데, 4언 8구의 형식이며, 한 음에 한 글자씩 4자 1구로 모두 32자로 되어 있다. 이 노래를 부르는 악사를 도창악사라 한다. 종묘제례악의 실제 제례에 사용되는 곡은 황종궁, 중려궁, 남려궁, 이칙궁, 고선궁, 송신 황종궁의 6곡이다.
2. 종묘제례악의 주요 악기
2.1. 아악기 편성
아악기만을 사용하고 당악기나 향악기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아악기는 그 제작 재료에 따라 쇠[金], 돌[石], 실[絲], 대[竹], 바가지[匏], 흙[土], 가죽[革], 나무[木] 등 모두 8종의 재료로 된 것이다. 종묘제례악에는 이 8종의 악기, 곧 팔음이 하나도 빠짐없이 고루 사용된다. 편성악기는 반드시 8음(八音:8가지의 재료)을 구비해야 하며, 연주형식은 당상(堂上)에 악기를 배치한 등가와 당하(堂下)에 악기를 배치한 헌가 두 곳에서 교대로 주악을 담당하는 형식이다. 등가는 편종·편경·금·슬·노래 등 비교적 음량이 적은 현악기들과 노래가 중심이 되며, 음려의 남려궁(南呂宮)을 주로 연주한다. 헌가는 노고·노도·진고·훈·지 등의 비교적 음량이 큰 관악기·타악기 편성이고, 양률의 고선궁(姑洗宮)을 주로 쓴다. 특히 악기 배치는 음양사상에 따르는데 동쪽에는 음악을 시작하는[樂作] 악기인 특종과 푸른색을 칠한 축이 배치되고 서편에는 음악을 그치는[樂止] 악기인 특경과 흰색을 칠한 어가 배치된다. 현행 종묘제례악에 쓰이는 악기의 특징은 12율(12반음)만 낼 수 있는 악기(훈·약·슬·생)와 12율4청성(16반음)을 낼 수 있는 악기(편종·편경·지·소)로 되어 있다.
2.2. 음계와 연주형식
종묘제례악은 7음음계로 구성된다. 주음(主音)으로 시작하여 주음으로 끝난다. 4음이 1구(句)를 이루고, 8구가 모여 한 곡을 이룬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