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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인 복지의 현실과 나아가야 할 방향
1.1. 서론
우리가 불과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동네에는 곳곳에 작은 슈퍼가 참 많았다. 파는 종류는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 슈퍼에서 우유와 과자를 사기도 하고 심지어는 쌀이나 제철 과일, 일상 용품까지 제법 값싼 가격으로 편리하게 살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슈퍼마켓에 대형화의 바람이 불어서 쌀이나 제철 과일을 사기 위해서 동네 슈퍼가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마트까지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시대이다. 그러나 대형 마트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살 수 있을지라도, 제법 굵직한 생필품을 사기 위해서 마트까지 차를 끌고 나가는 것은 자가용 차량이 보편화된 오늘날조차 참으로 불편한 일이다. 이것이 어디 슈퍼마켓만의 문제일까? 수도권 집중화가 오늘날의 주요한 문제점인 것처럼, 대형 병원에 의한 지역 의원의 경쟁력 저하, 도태(淘汰)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오늘날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사회 복지기관 역시 대형화의 바람을 피할 수는 없다. 인지도 있는 대형 복지기관들은 각종 기업들의 이미지 관리를 위한 후원금을 충분히 유치하고 있고 정부의 보조금 역시 충분하게 지원받고 있다. 반면에 동네에 위치한 소규모 복지 시설 같은 경우는 후원금과 클라이언트, 정부의 보조금을 조직에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이다. 후원금 문화가 부족하고 정부의 지원금이 한정되어 있는 오늘날의 현실에 비추어 살펴보자. 이런 구조대로 흘러간다면 결국 소수의 대형 복지기관만 살아남고 소규모의 지역 복지기관은 점차 도태될 수 있지 않을까?.
1.2. 평안의집: 소규모 민간 노인복지기관
1.2.1. 평안의집은 어떤 곳인가
평안의집은 전남대학교에서 멀지 않은 북구 용봉동에 있는 '아버지의 교회' 1층에 위치한 소규모 민간 노인복지기관이다. 1980년대에 만들어진 노인복지법에 의해 2008년 3월 5일에 설립되었으며, 재단이 아닌 사단 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사단 법인의 경우 재단 법인과 달리 설립자의 의지에 구속되지 않고 비교적 자율성이 보장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평안의집의 설립 목적은 치매, 중풍 등 노인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관리하고, 특히 보호가 필요한 어르신들의 신체적, 사회적 기능 향상 및 유지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양가족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어르신들의 자발적이고 활발한 사회활동 참여를 유도하여 고립감을 방지하고자 한다.
이곳은 단순히 밥 먹이고 재워주는 것이 아닌, 각종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의 활동성과 의욕을 회복시켜 삶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공동생활과정"을 지향하고 있다. 일반적인 요양원이나 요양병원과 달리 소규모 시설 내에서의 공동생활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평안의집에 입소하기 위해서는 요양등급 3급 이내의 노인성질환자로서, 건강보험공단의 심사를 통해 요양등급 51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입소 절차는 보호자의 내방 상담 및 이용 신청 후 계약서 작성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이곳에 입소한 노인들은 한 달에 약 13~15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며, 시설에 머무는 기간은 건강상태에 따라 유동적이다. 평안의집의 정원은 총 21명으로, 현재 모든 입소자가 할머니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이는 할아버지들이 할머니들로부터 받는 텃세로 인해 오래 거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2.2. 직원과 그에 따른 조직 구성
평안의집의 직원 구성과 조직 체계는 다음과 같다.
평안의집에는 관리책임자(원장) 1명, 사회복지사 1명, 간호조무사 2명, 요양보호사 3명, 사무원 1명 등 총 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각 직원들은 자신의 전문성에 따라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관리책임자인 원장은 교회 목사님으로, 이 시설의 인사와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는 복지 프로그램에 필요한 예산을 관리하고 국가기관에 보고해야 할 행정 업무를 총괄한다.
사회복지사는 노인복지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계획된 프로그램을 자원봉사자들이나 기타 인력들에게 지시하는 실질적인 씽크 탱크 역할을 한다.
간호조무사는 의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대규모 요양병원에서의 간호사들처럼 전문적인 의료 지원을 담당하지는 않는다. 대신 1급부터 3급까지 구분된 노인들 중 3급 판정을 받은 노인들만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의료 활동을 제공한다.
요양보호사들은 노인들과 함께 놀이를 하거나 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돌봄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요양보호사들 모두가 자격증을 갖춘 전문 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무원은 자원봉사자로, 센터의 사무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다만 재정 부분은 관리책임자(원장)가 총괄한다.
이처럼 평안의집은 소규모 복지기관이지만, 각 직원들이 자신의 전문성에 맞는 업무를 분담하는 체계적인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2.3. 평안의집과 복지 서비스 전달 체계
평안의집과 복지 서비스 전달 체계는 다음과 같다.
평안의집은 구조·기능적 차원에서 보면, 사회복지사를 중추로 하여 기획되고, 관리 책임자에 의하여 관리되는 행정 체계를 바탕으로 하여 직원들이 직접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노인들에게 복지 혜택을 전달하는 집행체계를 가지고 있다. 운영 주체의 차원에서 살펴보면 주위의 공립 노인복지센터가 아닌, 사단 법인으로 이루어진 민간 복지기관이다.
평안의 집의 서비스전달체계의 주요원칙으로 행정적인 측면과 서비스 측면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행정적인 측면은 평안의 집은 따로 개인적으로 홍보를 하지는 않지만 홈페이지와 건강보험공단의 안내책자나 명단 등을 통해 홍보를 하기도 하며, 어르신들을 차량 운행을 하는 것으로 볼 때 지역적인 접근성은 상당히 용이하다. 그러나 교회 안에 위치해서 다른 종교를 믿는 대상자들의 접근과 할머니들만 계셔 텃세에 밀린(?) 할아버지들의 심리적인 접근성은 요원하다고 보여 진다.
복지 기관장은 사회복지사로서 어르신들께 맞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주기적으로 회의를 통해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복지 기관이나 개인의 이득보다는 복지마인드를 가지고 책임성 있게 행동하지만, 그에 반해 직원들은 지시...